1인사말
여행 준비하며 로마에 왜 스페인 광장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한 번쯤 들었다면 이 투어를 들었을 때 정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대부분이 로마의 명품 거리 비아 콘도티를 찾기 위해, 또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처럼 스페인 계단에 앉아 젤라또를 먹고 싶었다면 더더욱 이 투어를 들으셨을 때 도움이 될 거랍니다.
15세기부터 수많은 순례자와 여행자가 모여들었던 이 스페인 광장 주변의 건축물과 그 역사, 꼭 한번쯤은 들러보실만한 카페와 디저트까지 총망라한 투어가 바로 이 스페인 광장 투어거든요.
이 투어는 스페인 계단 앞에서 시작이 됩니다. 어떤 경로에서 오실 지는 모두 다 다를텐데, 투어 전후로 혹시 지하철역 스파냐 역을 이용하시는 경우들이 많을 거예요. 유럽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실 때에는 항상 조심하시는게 맞지만, 특히 명품 쇼핑을 위해 여행자가 많이 들리는 곳인지라 이 스파냐 역에는 상주하는 소매치기 무리가 있을 정도랍니다. 투어 전후로 대중교통 이용시 다시 한 번 꼭 소지품 안전하게 깊숙이 잘 넣어두시는 걸 꼭꼭 강조드리고 투어를 시작하겠습니다.
2스페인 광장 (Piazza di Spagna)

스페인 광장에 도착하셨나요? 찬찬히 광장을 한 번 둘러보세요. 생각보다 클 수도? 생각보다 작을 수도 있는 스페인 광장이지만 볼거리와 역사가 가득한 이 곳을 차근차근 설명드릴 예정입니다. 먼저 계단 쪽을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드려볼까요?
저 높은 곳에는 1585년에 완성된 트리니타 데이 몬티, 한국어로 옮기자면 몬티 지역의 성 삼위일체 성당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투어를 시작하면서 아주 쉬운 퀴즈, 하나 먼저 내볼게요! 성당과 이 아래 스페인 광장을 연결하는 이 계단의 이름! 아름다운 무대처럼 여러분 눈 앞에 펼쳐진 이 계단의 이름은 뭘까요?
정답! 스페인 계단!! 이라고 외칠 여러분들의 모습이 눈에 선한데요. 땡! 정답은 Scalinata della Trinita dei Monti입니다ㅎㅎ 오잉? 스페인 계단 아니었어? 이름이 왜케 어려워?라고 하실텐데-
계단 가장 아래에서 성당쪽을 바라보고 왼쪽 건물 벽에 자료사진처럼 정식명칭이 붙어있죠. 자, 사실 계단 앞쪽 광장이 스페인 광장이라고 하는 이름인 것과 다르게 이 계단은 위 성당과 같은 이름을 쓰고 있어요. 사실 위 성당과 계단은 프랑스와 관련이 있는 곳이거든요. 유럽에서도 가장 사이가 좋지
않은 프랑스와 스페인! 이 두 나라와 관련된 건축물이 이탈리아 로마에 모여있는 곳이 바로 이 곳인데요. 이 건축물들에 대한 이야기부터 소개해드릴게요!
먼저 자료사진 하나를 보여드릴까요! 보여드리는 자료는 저 위의 트리니타 데이 몬티 성당과 앞의 광장을 잇는 계단이 만들어지기 전이예요. 원래 저 성당을 포함해 이 일대는 포도밭을 비롯한 경작지와 이 아래 광장을 수풀이 우거진 비탈길이었답니다.
그러다 성 삼위일체 성당이 지어진 것은 1501년부터 1585년 사이의 일로 프랑스의 루이 12세가 나폴리 왕국을 정복한 것을 기념으로 언덕 위에 성당을 짓기로 결정한 것이죠. 그리고 성당 앞 광장은 자연스럽게 이 성당의 이름을 딴 트리니타 광장, 프랑스 광장이라고 불리웠죠.
그런데 이 앞 쪽으로 제대로 된 길이 아닌 수풀이 우거진 비탈길이 그대로 남아있다보니 이 언덕을 오르내리는 성직자의 불편이 이만저만했던게 아니었답니다. 자연스럽게 이 곳을 제대로 된 통행로로 만들어야 할 필요가 생겼던 거예요.
하지만 계단이 생기기 이전 먼저 생긴 다른 건물이 하나 있으니! 이제서야 등장하는 스페인이네요? 스페인 광장 바로 앞에서는 잘 안보일 수 있는데, 광장에서 계단 바라보고 몸을 오른쪽으로 돌리면 원주 기둥 하나와 그 앞에 스페인 깃발이 휘날리는 건물 하나가 있을 거예요. 바로 그 곳이 1651년부터 스페인 대사관으로 사용되고 현재는 바티칸 주재 스페인 대사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곳이랍니다. 이탈리아 주재 스페인 대사관은 이 곳이 아니라 보르게제 궁전 안에 따로 위치하고 있어요.
자, 위에는 프랑스 아래는 스페인. 이렇게 각 나라 소유의 건물들이 자리를 하고 그 사이를 연결해야 하는데 이 계단이 건설되기 까지는 이 지역의 토지 소유권 비용 부담 문제 때문에 꽤 지연이 되다가 한 프랑스 귀족이 계단 공사비를 기증하면서 성당이 완공되고나서도 약 150여년 가까이 지난 1726년에서야 이 계단이 완성되었습니다. 이 계단을 설계한 프란체스코 데 산티스의 디자인은 계단 가운데에 마치 무대를 배치하고 위 아래로 계단을 연결하듯 완성되었죠.
실제로 스페인 광장 일대에 외국인과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들었던 시기에는 예술가들의 모델로 눈에 띄기 위해 이 곳에 일부러 멋진 포즈를 하고 앉아있는 로마인들이 많았다고 하니 그 효과가 이해가 되기도 하는데요.
자, 그렇다면 프랑스인이 비용을 대고 프랑스가 소유한 성당 앞에 위치한 이 계단은 왜? 언제부터 스페인 계단이라고 불리우게 됐을까요?
사실 아무도 모릅니다. 원래 스페인 대사관 앞 광장마저도 트리니타 광장이라고 이어 불렀었는데 자연스럽게 스페인 광장, 그리고 이 계단도 어느 순간부터 스페인 광장이라고 불리우게 되었다고 해요. 그저 17~18세기 스페인 대사관 앞에서 자연스럽게 행사가 많이 생기면서 스페인 광장이라고 불리우게 되고 계단 역시 스페인 계단이라고 불리우게 된 것 같은데… 프랑스와 스페인의 사이가 그닥 좋지 않은걸 떠올려보면 참 아이러니하죠?ㅎㅎ
이건 순수한 제 생각인데요! 로마에 살면서 한 번 여기를 스페인 광장, 스페인 계단이라고 사람들이 생각할 수 밖에 없었겠네~ 싶었던 계기가 한 번 있었어요. 한번은 로마 투어를 하는데 스페인 청소년들이 로마로 수학여행을 온건지 단체여행중이더라고요. 그런데 갑자기 무슨 플래쉬몹처럼! 정말 어마무시하게 시끌벅적하면서 스페인 광장부터 시작해서 스페인 계단을 올라서 그 한가운데 무대 위까지 가면서 마카레나 아시죠~ 저 그 때 알았는데 마카레나가 스페인 음악이라면서요ㅋㅋ 진짜 백명 넘는 스패니쉬들이 마카레나를 추면서 행진하는데! 와우!!! 스페인 대사관이 여기 있었으니 행사 한 번씩 하거나 스페인 사람들 한 번씩 모이면 여기가 얼마나 시끌벅적했었을까!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 곳을 스페인 광장으로, 스페인 계단으로 생각했겠다 싶더라고요.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광장 한가운데 분수가 있어요. 난파선의 분수라는 의미에서 fontana della barcaccia라고 부릅니다. 트레비 분수에서 설명드렸던 것과 연결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미 15세기부터 르네상스 시기의 로마는 도시를 재정비하고 고대 로마의 수로들을 정비하고 분수로 도시에 물을 공급하고 있었다 말씀드렸어요. 그 중 하나가 처녀의 샘 수로, 즉 아쿠아 비르고를 연결해 그 중 하나가 트레비 분수였죠.
마찬가지로 이 지역에도 아쿠아 비르고 수도를 이용해서 분수를 설치할 계획이었고, 이 분수를 맡은 사람은 바로크 시대의 로마에서 가장 유명한! 잔 로렌초 베르니니!의 아버지 피에트로 베르니니예요. 정확하게는 피에트로 베르니니가 분수를 만들다가 사망 후 아들 잔 로렌초 베르니니가 마무리했죠. 그런데 모양이 특이하죠? 1598년 로마 대홍수때 테베레 강에서 범람한 물이 난파한 배 한 척을 이 스페인 광장 자리까지 밀고 왔던 것에 착안해 배의 모양으로 완성했죠. 양 옆으로는 발판이 있어서 옛날부터 사람들이 물을 길을 수 있도록 했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네요. 예나 지금이나 물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였던 곳의 중심이 되었는데요. 이제서야 고백하자면, 이 일대는 로마에서 특히 ‘이방인들의 지역’이라고 불리울만큼 순례객과 외국인 여행자들이 많이 모였던 곳이라고 합니다. 그 이야기, 다음 챕터에서 이어들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