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 곰동상
첫 번째로, 우리가 볼 친구는 이 곰돌이입니다. 우리가 여기서 시작하는 이유가 뭘까요? 이곳이 바로 마드리드 사람들이 만나는 랜드마크이기 때문이죠. 여기는 전철역 입구에 번호가 없어요. 그래서 우리나라처럼 '야 강남역 3번 출구에서 만나자' 이게 안 돼요. 그래서 보통 '야 쏠 역 음 곰돌이상 옆에서 만나자'라고 한답니다.
지금 곰돌이 주변에 사람이 엄청 많죠? 일단 여러분이 할 것은 제 이야기를 들으시다가 곰돌이랑 사진 찍을 틈이 나면 바로 가서 찍는 거예요. 찍으러 가시는 김에 곰 뒤꿈치도 만지고 오세요. 자세히 보시면 뒤꿈치만 반들반들할 겁니다. 거기를 만지면서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데... 왜 난 아직도 로또 당첨이 안 된거지?
00:41 마드리드와 곰 전설
자 자 왜 곰이 저기 있을까요? 2가지 썰이 있습니다. 하나는 이곳에 예전에 곰이 많이 있었다고 해요. 저 옆에 있는 나무 이름이 마드로뇨인데 저기서 나는 과일을 곰이 그렇게 좋아했대요. '야 말도 안 돼 이런 대도시에 저런 곰과 나무가 우글거렸다고?' 우리 아빠가 그러는데 서울 강남도 논밭이었대요. 여기도 그런 셈이죠.
다른 썰은 한 농부가 이 척박한 땅에 아무리 농사를 지어도 결실이 없자 하늘에 빌었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 '첫 수확물을 나에게 바친다는 조건으로 비를 내려주겠노라' 라고 했대요 그러곤 비가 내렸고 저 나무가 자라 열매가 열렸죠 탐스러운 열매를 본 농부는 너무 기뻐서 자연스럽게 과일의 맛을 봤죠. 그런데 그때 갑자기 천사가 내려와서 '첫 수확물을 바치라고 했지' 라고 버럭 화내더니, 곰으로 만들어버렸답니다. 천사가 얄짤이 없네요.
이 무시무시한 전설을 들으며 곰돌이상을 계속 보니까 뭔가 익숙한 분들은 없나요? 아마 축구 좋아하시는 분들은 어디선가 봤을 거예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그 축구팀 마크 안에 저 문양이 들어가 있거든요.
이제 여러분들은 마드리드를 돌아다니시다 보면 하늘에서 펄럭거리는 깃발에도 저게 그려져 있고, 바닥에 있는 하수구 뚜껑에도 저게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어떤 한국 사람이 바닥 보면서 '오 진짜 곰돌이다' 하면 그 사람도 지금 이 오디오를 듣고 있는 거예요.
01:57 마드리드 이름의 유래
아 그리고 여기서 더! 이 도시가 마드리드라고 불리는 이유는 저 나무 이름이 마드로뇨이기 때문입니다. 라고 하시는 몇몇 가이드 분들이 있는데, 그건 절대 아닙니다. 이제 마드리드란 수도 이름에 대해서 설명 드릴께요.
마드로뇨 동상 앞에 사람들 앉아있는 곳 보이시죠. 거기 앉아볼게요 옛날 스페인의 수도는 똘레도였고 여기 마드리드는 그냥 시골이었어요. 곰이 돌아다녔다니깐요. 그런데 이곳을 정복한 아랍인 무하마 브레밀데 코르도바가 9세기부터 이곳에 방어 요새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이곳이 고도가 좀 높거든요. 약 해발 655미터로 피레네 산맥의 안도라를 제외하면 유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수도가 여기예요. 즉 높은 위치에서 수도인 똘레도로 쳐들어오는 적을 멀리서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요새로 적합했던 거죠. 게다가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법 고도가 높으니 여기에서부터 물이 똘레도로 흘러간 거죠. 그래서 당시 이곳을 지배하던 아랍인들이 이곳을 물의 근원이라는 뜻의 마즈리트 라고 부르기 시작해서 현재의 이름 마드리드를 갖게 된 것입니다. 아 그리고 마드리드라는 이름 외에도 아랍의 영향을 받은 것들이 스페인에는 굉장히 많아요. 예를 들어서 그라나다 지역에 있는 알함브라의 궁전도 그들이 지었던 것이죠.
03:12 수도를옮긴이유
자 근데 왜 똘레도에서 마드리드로 수도를 옮겼을까요? 1516년 만 5천 명밖에 되지 않는 소도시 마드리드로 수도가 옮겨진 이유는 당시 왕인 펠리페 2세가 여기에 휴가로 왔다가 눌러 앉았기 때문이라고 해요.
눌러 앉은 이유 추측 하나, 부인 이사벨 데 발로이스가 똘레도를 불쾌했다.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고 거리는 좁고 언덕 많고 바람 많고 건조하기까지 ! 톨레도에 가보시면 여러분들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대충 짐작이 가실 거예요.
둘째, 톨레도 대성당을 중심으로 신부들의 힘이 너무 커지고 있었다. 그래서 수도를 옮김으로써 그들의 힘을 약화시키려고 했던 거죠. 이 또한 톨레도에 가서 대성당의 크기를 보시면 '야~ 그때 사람들이 좀 쎄구나' 느낌이 올 거예요. 어쨌든 그래서 마드리드에 딱 왔는데 여기는 평지야 그러니 넓은 도로도 쉽게 만들 수 있고 이동이 많아지니 자연히 시장이 형성되고 수도로 자리 잡게 된 거죠.
이제 고개를 좌우로 쓱 돌려보세요. 옆에 유리로 만들어진 비닐하우스 같은 거 미니돔 같은 거 있죠. 그 근처로 Vamos!
04:19 쏠역입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이것 2009년에 만들어진 쏠역의 입구입니다. 자 쏠 SOL! 태양이라는 뜻이에요. 이 쏠 역이 있는 광장의 이름은 Puerta del sol이라는 곳입니다. 예전에 이곳에 태양의 문이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답니다. 여기가 과거에는 마드리드의 외곽을 이루는 동쪽에 위치한 문이었다고 합니다. 어 동쪽에서 태양이 뜨니 태양에 가장 먼저 도달하는 문이어서 태양의 문이라고 불렀던 거죠.
그러니까 태양의 문은 우리나라로 치면 동대문 같은 거였죠. 세월이 흘러 수많은 확장 공사와 리모델링으로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되었는데 현재는 이곳이 우리나라로 치면 광화문이라고 할 수 있어요. 각종 시위와 집회가 이곳에서 이루어지거든요. 또 종각이 될 수도 있는데, 매년 새해 이곳에 모여 종 치는 것을 보거든요. 또 이태원이 될 수도 있는 게 각종 맛집과 클럽이 즐비해 있어서 밤 문화를 즐길 수 있죠. 또 홍대가 되기도 하는데 여기서 버스킹도 많이 해요. 끝으로 명동이나 강남처럼 쇼핑센터들이 많으니 마드리드의 일정 중 할 거 없으면 일단 여길 오세요. 그러면 할 게 저절로 생길 겁니다.
자 그럼 고개를 쓱 들어보시면 말 타고 있는 사람의 동상이 보일 겁니다. 그럼 거기까지 Vamos!
05:34 까를로스3세동상
이 동상의 주인공은 카를로스 3세 18세기에 왕입니다. 건축의 왕이라는 호칭까지 있을 정도로 마드리드를 위해 정말 많은 업적을 남겼어요.
세계 3대 미술관인 프라도미술관의 전신인 자연사박물관을 지었고,
레알 마드리드가 우승을 하면 트로피를 들고 세레모니를 하는 시빌레스 분수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우승 세레모니를 하는 포세이돈 분수대,
외교 사절단에게 마드리드의 위대함을 보여주기 위해 웅장하게 건설한 마드리드 입구 알깔라문,
마드리드 사람들의 휴식처 레띠로 공원
그리고 이 앞에 보이는 까사데 꼬레오를 포함해 지방도로까지!
현재 국기도 이 사람이 제정했을 정도로 한 일이 어마어마하게 많죠.
이렇게 지금의 마드리드의 근간을 만든 왕이기 때문에 마드리드의 정중앙에 위치하게 되었어요. 저 동상의 속이 비어있는데, 저 안에는 동상을 만든 시기 마드리드 시민들의 감사 메세지가 가득 담겨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하나 더 동상의 말과 관련된 이야기
딸이 다리를 안 들고 있으면 병으로 돌아가신 거고, 하나를 들고 있으면 전쟁 중에 당시 입은 부상으로 죽은 것이고, 2개를 들고 있으면 전쟁 중에 전사한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카를로스 3세는 전쟁 후 부상으로 죽었기 때문에 저렇게 말이 다리 한쪽을 들고 있는 거겠죠. 그런데 문헌에는 까를로스는 [군사 관련 일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라고 써 있거든요. 과연 동상의 말 다리와 왕의 죽음이 연관되어 있는 건지 우리 앞으로 말을 탄 왕동상을 2개 더 볼 건데 차츰 차츰 확인해 보도록 하죠.
자 그럼 이제 종이 달린 건물을 볼까요?